빅버드의 기억 4

090311 나의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는 여러 차례 개편이 되었는데,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유사한 형태로 개편된 것이 바로 2009시즌부터였다. 그 이전까지는 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만 출전했는데, 이때부터 출전 클럽 수를 확대하면서 유럽처럼 리그 순위를 따져 출전하는 것으로 개편되었다. 출전 상금도 올라간 것은 덤. 그 결과 2009시즌 K리그에서는 리그 우승팀인 수원 블루윙즈와 FA컵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 리그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FC서울북패와 울산 현대가 ACL에 출전하였다. ACL을 처음 볼 때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ACL을 보는 대다수 사람들의 시선과 내가 보는 시선이 많이 다르다고 느낀다. K리그를 보는 많은 축구팬들은 ACL을 일종의 국가 간의 경기, 리그 간의 자존심 ..

090307 개막전 : 스테보

2008시즌의 마지막 경기에서 그렇게 입덕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그 다음 시즌부터 경기장에 뻔질나게 간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 다음 시즌에 나는 바로 입대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연하게) 유니폼과 머플러를 사고 심지어 N석 시즌권까지 지르는 등미친 짓, 다음 시즌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 모든 시즌 전 준비 과정은 한 명의 개인 팬에는 설레는 과정이었지만, 당시 블루윙즈의 상황은 여러모로 녹록지 않았다.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인한 경기침체는 블루윙즈의 모기업인 삼성에도 큰 부담을 가져왔다. 결국 모기업의 씀씀이가 줄어든 블루윙즈는 당시 감독이었던 차범근이 두 개의 트로피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봉을 동결해야만 했고, 조원희와..

081205 수원 블루윙즈 챔피언결정전 1차전(2)

기억이 너무 오래되어서, 그 날의 풍경이 다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표를 사줄테니 같이 가자고 얘기했던 그 선배를 따라서 얼레벌레 경기장에 들어갔는데, 경기 시작 시간이 거의 다 되어 들어갔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일단 앞쪽에 스컬크루가 자리를 하고 있었고(나중에야 그 그룹이 스컬크루인 것을 알았다.), 카드섹션 종이도 들었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축구 수도 수원'이라는 카드 섹션이었고, 내가 있었던 자리는 '구'와 '수' 어디쯤이었다. 처음으로 K리그 경기를 보러갔음에도 이상하리만치 이 날은 선수들에 대한 기억이 없다. 곽희주가 동점골을 넣는 장면은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이 날 내 기억에 강렬히 남은 서포터들의 응원이었다. 가사를 잘 모르면서도 가열차게 따라 부를 수 밖에 없었던 패륜송, 넘실대던 ..

081205 수원 블루윙즈 챔피언결정전 1차전(1)

어떤 특정한 축구팀을 응원하게 된다는 것은 여러 계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유럽처럼 '내가 이 도시에 태어났기 때문에 이 도시의 팀을 응원한다.'가 되겠지만, 그건 유럽 사람들에게 축구가 가지는 의미가 다르고, 또 그만큼 프로축구 역사가 길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로축구 역사가 길지도 않고, 또 사실 축구가 그 정도까지 삶에 깊이 있지도 않아서 아무래도 그 도시 태생이라 그 팀을 응원하다는 개념은 상대적으로 희박하다. 차라리 고교 야구의 명맥을 이은 프로 야구가 오히려 우리에겐 유럽 축구팀 같은 의미일 것이다. 2008년 즈음에 나는 한창 내가 응원할 '우리나라' 축구팀을 찾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에서 축구를 본다는 것은 K리그보다는 해외축구를 의미했고, 나 역시 해외..